개인 카페 풀오토 운영 노하우 8가지

풀오토 운영이라고 들어 보았는가? 가게를 하는 사장님이라면 익숙한 용어다. full-auto, 그러니깐 완전 자동으로 가게를 운영한다는 뜻이다. 사장이 직접 가게에서 일하지 않고 전적으로 직원에게 일임하는 시스템이다. 그런데 풀오토로 가게를 운영하면 가게가 오래 못 간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사장만큼 자기 일처럼 하는 직원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피치 못할 사정으로 풀오토 운영을 하게 되었을 때 어떻게 하면 되는지 알아보자. 

풀오토 운영 방식, 왜 하나?

처음 카페를 운영하기 위해 매물을 알아보다 보면 풀오토로 운영중인 카페가 유독 많다. 걔 중에는 프랜차이즈도 있고 개인 카페도 있는데, 프랜차이즈일 경우는 상권이 좋고 매출 규모도 좋아 직원만 적어도 3명인 곳이 대부분이고 (물론 권리금도 높다.) 개인 카페의 경우는 아주 대형 카페 아니면 직원 1,2명을 교대로 세워놓고 풀오토로 돌리는 경우다.

이렇게 풀오토로 운영을 한다고 하면 사람들은 두 가지 다른 생각을 한다. 첫번째는, 사장이 일 안 하고 편하게 돈을 번다. 두번째는 본인이 아닌 직원에게만 가게를 맡기니 곧 망할 가게구나.  물론 두 가지를 동시에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전자는 보통 가게 운영에 대해 잘 모르는 장사의 초보일 가능성이 크고 후자의 생각을 떠올린 사람은 그래도 장사를 좀 해 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 부류의 사람이 더 있다. "내가 직접 하면 돈이 좀 되겠구나."라고 생각하는 사람. 

 

그렇다면 풀오토 운영은 왜 하는 것일까? 보통은 1인 카페로 시작했다가 다른 사업을 하거나, 개인 사정으로 운영을 못하게 된 경우가 많다. 하지만 또 상당수의 사장님들이 풀오토 운영이라는 말에 혹해서 큰돈 주고 가게를 인수하는 경우다. 하지만 까딱 잘못하다간 믿고 맡긴 직원이 사장 바뀌었다고 금방 도망갈 가능성이 크다. 그들도 아무것도 모르는 사장 밑에서 책임질 일만 다 떠맡고 쥐꼬리만 한 아르바이트비 받고 고생만 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풀오토 방식을 하기 위한 조건 

처음부터 사장인 내가 직접 가게를 운영했다면, 피치 못할 사정으로 풀오토를 돌리기 위해서는 준비가 필요하다. 새로 인수한 가게도 마찬가지다. 만일 인수한 가게가 풀오토를 하던 가게라 하더라도 내가 바로 받아서 풀오토로 바로 돌리는 것은 굉장히 위험하다. 풀오토를 돌리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준비가 필요하다. 

1. 가게 모든 일들을 100% 소화하고 이해할 수 있는 최소한의 경험

 

만일 풀오토 가게를 인수했다면 최소 3개월은 풀오토로 돌릴 생각은 꿈에도 꾸지 말아야 한다. 하루 3시간 알바보다 사장인 내가 더 초보이므로 무엇이든 배운다는 자세로 모든 일들을 마스터 해야한다. 이때 직원들의 태도가 좋을 리 없다. 절대 내가 사장이니깐 친절하게 잘 가르쳐주고 복종할 거란 기대는 일찌감치 버려야 한다. 이들은 언제든지 마음에 안 들면 나갈 수 있는 '을'의 위치에 있다는 것을 잊지 말자. 

가능하면 앞 전 양도인에게 인수인계를 직접 받는 것이 좋지만, 그 사장도 풀오토 운영을 했다면 가게가 돌아가는 현장 상황을 제대로 알려주지 못할 수도 있다. 따라서 남아있는 직원들 중 가장 메인이라 할 만한 친구를 잘 포섭해야 한다. 

2. 믿을만한 직원 

 

일을 직접 하다가 풀오토로 돌리든, 인수받은 가게이건 간에 반드시 메인으로 가게를 어느정도 책임져줄 직원이 필요하다. 당연히 이 직원에게는 다른 아르바이트생들과 다른 대우를 해 줘야 한다. 최저임금 외에 더 많은 돈을 줄 수 없다면 매니저라는 직함이라도 주고 일정 부분 권한도 주어야 한다. 또한 다른 직원들은 몰라도, 나를 대신해 일을 해주는 직원에게는 명절 보너스라도 최소한 일 년에 두 번 꼭 챙겨주자. 

3. 직원을 100% 믿을 마음의 준비 

 

아무리 일을 잘 하는 직원이 있다 하더라도 내 마음이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 절대 풀오토를 돌릴 수 없다. 특히 직접 모든 것을 해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이라면 풀오토를 돌리고도 잠을 제대로 잘 수 없을 것이다. 혹은 계속되는 직원들 감시와 잔소리에 직원들이 하나 둘 떠나가는 것은 시간문제다. 믿고 맡기기로 했다면 조금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이 있어도 믿고 맡겨야 한다.  

4. 최소한의 장치

 

아무리 작은 가게라도 CCTV는 직원들과 손님들의 안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특히 홀이 20평 이상이라면 주방과 홀을 각각 비추는 2대의 카메라는 설치 되어 있어야 한다. CCTV 설치는 풀오토로 돌리기 전에 설치가 되어 있어야 서로 간에 오해가 없다. 또한 반드시 CCTV가 직원을 비추고 있는 것에 대해 직원의 양해를 구해야 한다. 

5. 정형화된 매뉴얼 

 

음식 레시피 만큼 중요한 것이 직원들의 행동 매뉴얼이다. 특히 사장이 없는 상황에서 직원들이 자주 바뀌게 되면 사장이 원하는 지시 사항들을 다른 직원이 다시 일일이 전달해야 하는 불편함이 생긴다. 물론 빠뜨리는 일이 생기면 사장과 직원 간에도 트러블이 생길 수밖에 없다. 

따라서 평소에 주방 관리/청결(청소)/손님 응대 등과 같은 상황별 대응 매뉴얼을 만들자. 특히 유니폼이 따로 없는 개인 카페의 경우는 여자 알바생들의 복장등이 문제가 될 수 있으니 미리 매뉴얼을 제시하면 서로 얼굴 붉힐 일이 없다. 

6. 단톡방은 업무시에만

 

풀오토로 운영하다보면 직원들과 소통을 해야 하는 단톡방이 하나쯤은 있어야 한다. 하지만 근무가 끝난 직원 까지도 단톡방 알리 소리를 들어야 한다면 업무 시간 외에도 괜한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 따라서 단톡방 운영에도 규칙을 정해야 한다. 

가령 근무가 끝난 직원은 알림을 끄거나 답변을 하지 않아도 되고, 가게 영업이 끝난 뒤에는 누구도 사장의 질문에 답변할 의무가 없음을 알리는 것이다. 그렇게 해야 부담 없이 직원들도 단톡방을 이용할 수 있다. 

7. 현금 정산은 그날 그날 

 

돈통에 현금이 쌓이면 좋지 않다. 시재금만 빼고 나머지 들어온 현금 매출은 그날그날 마감하는 직원이 정산하도록 한다. 특히 현금을 따로 서랍에 계속 모아놓기보다 지퍼백에 일자별로 정산 내역 영수증과 함께 넣어서 서랍 깊은 곳에 보관하도록 한다. 현금을 은행에 가서 이체해 달라는 등과 같은 사장의 부재로 추가되는 일들은 아주 급하지 않은 이상은 지시하지 않는 것이 좋다.

8. 돈통만 가져가지 말고 하루는 일을 하라. 

 

풀오토 운영을 위해서 무엇보다 직원과의 관계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그것만큼 내 가게의 단골 고객들과 가끔이라도 인사를 하고 음식을 대접하는 일은 더욱 더 중요하다. 매주, 혹은 2주에 한 번 와서 돈통에 돈만 가져가지 말고 앞치마를 두르고 손님을 응대하라. 그리고 한 달에 한 번 혹은 두 달에 한 번은 직원들과 저녁 식사를 같이 하라. 

맺음말

사장이 없는 가게에 직원들에게만 운영을 맡긴다는 것은 대단한 용기와, 직접 운영할 때 보다 어쩜 더 많은 정신적 노동을 해야 하는 일일 수도 있다. 특히 재고 관리나 고객 응대는 100% 직원을 믿고 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신뢰의 측면에서 더 큰 용기와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마진이야 어쩔 수 없이 줄어든다고 하지만 이로 인해 떠나는 단골 손님이 생기면 절대 안된다. 따라서 가끔 가게에 들르더라도 단골 고객과의 끈끈한 연대를 이어가야 하며, 무엇보다 나를 대신해 고생하는 직원들을 가족같이 챙기고 진심으로 대해야 할 것이다. 

이상, 풀오토로 카페 운영 6년 해 본 경험자로써의 잔소리를 마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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