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 카페, 동네 카페, 배달전문 카페 실제 운영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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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나는 9년간의 카페 운영 다이어리의 마지막장을 마무리했다. 

그동안 금천구 가산동 오피스 상권 카페 두 곳, 경남 양산의 35평 동네 상권 카페 한 곳, 그리고 상호를 그대로 들고 이전하여 반지하에서 배달전문 카페로 운영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3가지 카페 상권이 확연히 다른 만큼 여러 특성들을 비교해 보았다. 카페 창업을 준비하시는 분이나 이전 등을 고려하시는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면 좋겠다. 

 

매출이 고정된 항아리 상권 - 오피스 상권 

 

오피스 상권은 말그대로 오피스가 밀집한 지역이나 건물에 입주한 카페이다. 당연히 일정 매출이 보장될 수밖에 없다. 

오피스 빌딩 1층에서 직접 운영했던 카페들 (좌:15평/우:27평)

 

하지만 장단점이 확실한 만큼 운영하고자 하는 분의 라이프 스타일과 운영 방침을 명확히 하고 들어가야 한다. 

 

오피스 상권 카페의 장점 

  • 안정적인 매출 : 유동인구가 들쑥 날쑥 하지 않고 매일 거의 일정하기 때문에 매출도 안정적이라 할 수 있다. (안정적이라는 것이 많다는 뜻과 같은 건 아니다.)
  • 주말과 공휴일 휴무 : 대부분의 오피스 상권에 위치한 상점들은 직장인들이 출근하지 않는 주말과 공휴일에는 문을 닫기 때문에 사장과 직원들의 워라밸을 지킬 수 있다. 
  • 매너 있는 고객 : 술집이나 식당이 모인 곳의 카페들은 늦은 시간에는 취객들을 상대할 수도 있고, 가게 내에 들어와 영업을 하는 사람들 등 예상치 못한 상대하기 어려운 손님들이 많으나, 오피스 상권은 단골손님 위주인 데다 젊은 회사원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손님들과의 트러블이 거의 없다.  
  • 러쉬가 확실하여 직원 관리가 용이 : 오피스 상권 카페는 아침 출근 시간과 점심 직후에 손님이 거의 90% 몰리기 때문에 직원을 뽑을 때 근무 시간 조정이 용이하다.
  • 프랜차이즈가 아니라도 가격과 맛 경쟁력만 있다면 살아남을 수 있다. : 점심 식사 후 앉아서 대화를 하며 커피를 마시려고 하는 직장인들의 특성상 테이크아웃 카페보다는 테이블이 있으면서도 A급 브랜드보다는 저렴한 개인카페를 선호한다. 

오피스 상권 카페의 단점 

  • 잭팟이 없다 : 안정적인 매출을 올리는 항아리 상권이다보니 특수를 누릴만한 변수가 거의 없다. 
  • 명절, 여름휴가철 매출이 줄어든다 : 추석과 설날 명절에 대체휴일까지 낀다면 월매출의 손실이 크다. 출근하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여름휴가철도 마찬가지다. 여름이 대목이지만, 장마철과 여름휴가 기간에는 매출이 1/3 이상 깎인다. 
  • 치열한 경쟁 : 한 건물에 입주한 회사와 직원수는 일정한데, 동종 카페가 생기면 당연히 매출이 줄 수밖에 없다. 내가 있던 오피스 건물에도 한 곳은 카페가 5개, 다른 한 곳은 카페가 무려 10개가 넘게 들어와 있었다. 
  • 비싼 임대료 : 금천구 가산동과 같이 오피스가 몰린 지역들은 15층 20층 넘는 오피스 빌딩 1층 월세가 기본적으로 200만 원을 웃돈다. 지역마다 다르겠지만 전반적으로 유동인구가 많다는 점 때문에 월세도 높게 책정되어 있다. 
개인 카페가 살아남기에 너무나 힘든 - 동네 상권 

 

아파트 밀집 지역에서 운영했던 35평 개인카페

 

서울의 두 곳 카페를 정리하고 내려온 경남 양산에서는 아파트 밀집 지역의 택지였다. 

각종 식당들과 카페들이 모여 있는 곳이었지만 요즘은 아파트마다 상가가 잘 발달되어 있어서 아무리 작은 아파트라도 테이크아웃 저가 브랜드 카페 한 두 개쯤은 자리 잡고 있다. 

내가 선택한 곳은 35평의 다소 큰 평수의 공간이었고, 기존에 브런치 카페를 하던 곳이었다.

 

동네 상권 카페의 장점 (아파트 상가 X) 

  • 일단 본인의 거주지 근처로 선택이 가능하다. 물론 개인차이가 있겠지만 나는 집과 가까운 곳을 선택했기 때문에 출퇴근 시간이 거의 10분도 걸리지 않았다. 
  • 괜찮은 인테리어의 넉넉한 자리고 있는 홀이라면 음료 가격을 다소 높게 책정이 가능하다. 
  • 각종 디저트 등 다양한 시도가 가능하다. 주로 경제권을 가진 4,50대 주부들이 많이 오기 때문에 조금 비싼 디저트라도 판매가 잘 이뤄지는 편이라 매출에 도움이 된다. 

동네 상권 카페의 단점 (개인 카페 기준) 

  • 가격 경쟁력과 브랜드 인지도에 밀린다 : 주변에 저가 프랜차이즈 카페가 워낙 많기 때문에 테이블이 많은 큰 홀이 있는 개인카페라도 큰 가격차이를 두고 음료를 판매하기 힘들다. 
  • 다소 힘든 고객층 : 아이를 동반한 3,40대 여성과 가족단위 고객이 많아 때로는 뒷감당이 힘들 때도 있다. 60대 이상 중년층 고객도 상당수 있는데 이분들 역시 요구사항이 많은 편이라 가게로 들어오면 항상 긴장하게 된다. 
  • 휴무일 설정과 직원 고용이 애매하다 : 평균적으로 주말이 평일보다 바쁘긴 하지만 평일도 어떤 날은 단체손님으로 인해 상당히 바쁘다. 그렇다 보니 쉬는 날을 정하기 애매하고, 러쉬 타임도 명확히 없어 직원 고용하기 애매하다.
  • SNS 마케팅 없이는 고객 유치가 힘들다 : 오피스 상권은 유동인구가 많아 별다른 마케팅 없이도 오고 가는 손님들에겐 간판 하나만으로도 마케팅이 되지만 동네 상권인 경우 대로변에 위치하지 않은 이상 SNS 홍보가 없으면 고객을 많이 오게 하기 힘들다. 1년 넘게 살아도 안가 본 골목은 안 가게 되니깐 말이다. 
1인 카페로 자유롭게 운영하기 좋은 - 배달 전문 카페, 순이익은... 글쎄?

 

35평 홀 운영은 두 아이가 있는 엄마에게 너무 벅찼다. 1년 6개월 정도 운영하는 동안 평일은 아이들이 집에 오는 오후 3시 30분에서 4시에 마감을 했으니, 보통 퇴근 후 사람들이 나오기 시작하는 동네 상권의 특성에는 전혀 맞지 않는 영업시간이었다.  

기존 홀 카페의 장비들을 이전해서 새롭게 오픈한 배달전문 카페

 

그러다 결국 배달에 좀 더 집중하는 것이 효율적이라 생각해서 새벽 4시부터 7시까지 아침 3시간 배달을 시작했고 상당한 매출을 올렸다. 그도 그럴 것이 그 시간에 문을 여는 카페는 우리 동네에서 딱 3군데뿐이었고, 나는 나머지 2군데가 하지 않는 메뉴를 개발하여 판매를 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다시 6개월을 지낸 후 임대료가 좀 더 저렴하면서 배달에 적합한 매장으로 이전하기로 결정했다.

 

배달 전문 카페의 장점 

  • 내가 원하는 시간에 영업할 수 있다 : 내가 진짜 배달 전문 카페를 하게 된 이유다. 아이가 있는 엄마로서는 최선의 선택이었다. 다만 배달이 잘되는 시간대가 이름 아침이나 밤 늦은 시각이기 때문에 이 부분은 감안해야 한다. 대신 하원 후 아이들을 보살필 수 있다는 장점이 크다. 
  • 배달이 없는 시간에 편히 쉴 수 있다 : 1인 카페가 힘든 이유가 손님이 몇 시간씩 없어도 허리를 펴고 누울수도, 자리를 비울 수도 없다는 점이다. 어떤 이들은 창살 없는 감옥이라고까지 비유하기도 한다. 그만큼 손님 없는 시간일 하릴없이 보내는 것은 고통스럽다. 홀 운영을 하지 않는 배달 전문 카페의 경우 누울 곳 하나만 마련해 두면 언제라도 편히 쉴 수 있다.
  • 운영하는 동안 모든면에서 자유롭다 : 지켜보는 손님이 없이 혼자 일을 하게 되면 여러 가지로 편하다. 우선 원하는 노래를 들으며 따라 부를 수도 있고 편하게 슬리퍼를 신고 있어도 된다. 화장기 없이 편하게 입고 나와도 뭐라고 할 사람 하나 없다. 너무 바쁜 후에는 주방 뒷정리를 조금 미루고 먼저 쉴 수도 있다. 배달앱을 꺼두면 다음 장사 준비도 편하게 할 수 있다. 홀은 바쁘고 힘들다고 문을 닫을 수 없는 것과 대조적이다. 

 

배달 전문 카페의 단점

  • 외롭다 : 홀 운영할 때도 혼자 하긴 하지만 배달 전문 카페로 이전한 후에는 정말 두 배로 더 외롭다. 라디오를 종일 틀어놓고 일을 하긴 하지만 소통할 사람 하나 없다는 게 큰 어려움이다. 홀 운영할 때는 옆집 사장님들과 수다 떠는 재미라도 있었지만 말이다. 
  • 수익성이 떨어진다 : 배달료를 함께 받긴 하지만, 배달업체에 주는 배달 수수료가 훨씬 더 많다. 거기다 포장 용기며 카드 수수료며 하는 것들이 생각보다 상당하다. 많이 번 것 같은데 마진은 크지 않아 의아한 경우도 더러 있다. 
  • 생활 리듬이 정상적이지 못하다 : 아이들이 있어 야간에는 일을 할 수 없어서 나는 새벽 장사를 선택했다. 3시 40분쯤 일어나 세수만 하고 가게를 나가서 4시부터 배달앱을 켜 둔다. 이런 생활을 오래 하다 보니 저녁 7시부터 헤롱헤롱 정신을 차리기 힘들다. 또한 주말, 공휴일, 명절, 크리스마스, 연말연시 등 남들 다 놀 때 쉬지 못하니 가족들에게도 미안하고 나 스스로도 육체적으로 힘들었다. 

 

나의 베스트 상권은? 

 

아직도 난 내가 처음 운영했던 카페에 대한 그리움이 있다. 오래된 인테리어였지만 포근한 햇살이 한가득 들어오고 젊은 회사원들의 활기가 느껴졌던 곳. 그곳에서 내 커피 인생을 처음 시작했고, 5년이라는 시간 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다. 

그리고 그 이후 두 군데 카페를 더 운영했지만 나의 원픽은 언제나 첫 카페이다. 그리고 오피스 상권이 나는 좋다. 한 잔당 남는 건 많지 않지만 맛있다고 해 주시는 많은 단골손님들의 얼굴들이 아직도 다 기억난다.

 

카페를 새로 오픈하든 기존 카페를 인수 하든, 반드시 사장님 자신의 가치관과 라이프 스타일을 잘 반영하여 선택해야 한다. 조용한 시골 마을에서 로스팅하며 여유 있게 장사를 하든(돈을 꼭 많이 못 벌어도) 바쁜 상권에서 미친 듯이 일하며 박리다매로 운영하든 본인에게 맞는 상권을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 프랜차이즈를 선택하더라도 마찬가지다.  

 

배달 전문 카페에 대한 창업과 운영에 대한 노하우를 더 알고 싶으신 분들을 위한 전자책도 크몽에서 판매하고 있으니 필요하신 분들께서 한 번쯤 참고해 볼 만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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