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세 선언을 앞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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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라기 공원 영화 제목에서 쥐라기란 지질학적 변화와 기후, 생태계 변화에 따라 구분하는 지질시대 연대표에서 중생대를 '기'로 나누었을 때의 한 시대를 지칭한다. 지질시대 구분으로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현세(現世)는, 현생누대 - 신생대 - 제4기 중에서도 홀로세의 메갈라야절에 해당하며, 빙하기 이후 현재까지 1만 2천 700년간 이어지고 있다. 그런데 최근 많은 학자들이 지금의 인류는 홀로세를 벗어나 '인류세'에 접어 들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렇다면 인류세란 무엇이며 인류세가 등장하게 된 배경과 이유에 대해 알아보자. 

지질시대 연대표 

교과서를 펼친 기분이 들 것 같아 언급하고 싶지 않지만, 인류세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간략하게나마 지질연대표를 먼저 알아야 한다.
 
45억년 전 지구 탄생 - 명왕누대 - 시생누대 - 원생누대 - 현생누대
이 중 현생누대만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누대주요 사건
현생누대신생대
제4기
인류세1950년대부터 급격한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그 결과로서 지구 온난화와 극심한 환경 오염으로 생물 다양성이 감소되고 지구 스스로 기후를 변화시키지 않고 최초로 인간에 의해 기후와 생태계가 변하게 되다.  
홀로세빙하기가 끝나고 인류의 문명이 시작되다.
플라이스토세여러 거대 포유류가 번성하고 멸종하며, 현생 인류가 진화하다.
신제3기폴리오세빙하기가 강화되다.오스트랄로피테쿠수가 타나나다. 현생 포유류의 속이 등장하다.
마이오세온화한 기후. 말과 코끼리의 조상이 번성하다. 풀이 퍼지고 유인원이 나타나다. 
고제3기올리고세따뜻한 기후. 절지동물과 포유류가 빠르게 진화하다.
에오세고대 포유류가 번성하고 원시적 고래가 생기다. 빙하시대의 시작
팔레오세열대기후. 공룡 멸종 이후 유일한 수각류인 새가 살아남고 포유류가 분화하다.
꽃의 등장으로 나비와 같은 곤충이 등장하다.
중생대백악기후세
전세
속씨 식물과 함께 벌과 같은 새로운 곤충이 출현하다. 티라노사우르스 렉스, 티타노사우르스, 트리케라톱스 등 새로운 공룡이 나타나다. 
현대의 악어와 상어가 출현하다. 
약 6천 5백만년 전에 새를 제외한 모든 공룡이 멸종하다.
쥐라기말름세
도거세
리아스세
겉씨식물과 양치식물이 번성하다. 침을 가진 벌과 같은 기생곤충이 등장하다.
모기, 흰개미가 등장하다. 알로사우루스, 스테고사우르스와 같은 다양한 공룡이 등장하다.
파충류가 다양해지고 완족동물이 매우 흔헀다. 판게아 대륙이 곤드와나와 로라시아로 분열되다.
트라이아스기후세
중세
전세
벌목, 대벌레목, 노린재목 곤충이 등장하다. 공룡, 포유류, 익룡, 앙어가 나타나다.
암모나이트가 번성하다. 현생 산호류와 조기류가 나타난다.
고생대페름기후세
중세
전세
완전변태를 하는 공충류가 나타나기 시작하다.
후기에는 완족동물, 앵무조개류 등 해양 무척추동물군의 큰 쇠퇴가 있었으며 곤충류 11개 목이 절멸한다.
석탄기펜실베니아세
미시시피세
양치식물, 석송류 등이 크게 번성하였고 하루살이나 바퀴벌레 같은 곤충이 번성하다.
파충류가 최초로 출현한하다.
데본기후세
중세
전세
어류와 절지동물이 크게 번성하고 최초의 곤충이 출현하다.
후기에는 양서류가 최초로 출현하다.
실루리아기프리돌리세
루드로세
웬록세
슬란도버리세
최초의 육상식물과 육상생물이 출현하다.
오르도비스기후세
중세
전세
이 시대 무척추 동물들은 석회질로 된 각질부를 이루고 있고, 척추동물의 시조인 원시어류가 최초로 출현하다.
캄브리아기후세
중세
초세
여러 종류의 무척추 동물이 출현하고, 삼엽충과 완족동물이 지배적이었다.

인류세 등장 배경 

지질시대를 구분하는 가장 큰 기준은 지각 변동과, 공룡의 멸종과 같은 생물체의 등장과 멸종이다. 원래는 지구가 탄생한 45억년 전부터 인류의 역사가 시작되기 전 1만년까지만을 지질시대로 불렀으나, 현세도 신생대 홀로세로 구분하여 연속적인 지질시대의 일부라고 정의되는 것으로 바뀌었다. 여기에 다시 '인류세'가 추가된 것이다. 이는 기존의 오랜 시간 누적된 지질학적 변화가 기준이 되었다기 보다는, 지구의 기후 변화와 관련된 위험성을 경고하고자 하는 목적이 더 뚜렷하다. 

인류세의 증거 

지질시대를 구분할 때 증거가 되는 지질학적 변화의 증거는 바로 지표 퇴적층에 쌓인 알루미늄 금속과 방사성 물질인 플루토늄, 그리고 합성물질읜 플라스틱의 발견이다. 이러한 물질들이 급속하게 증가하기 시작한 것이 바로 산업혁명이 일어난 18세기 후반이며, 좀 더 이른 시점으로 보면 1945년 최초의 지상 핵실험이 성공한 해를 인류세의 시작 시점으로 볼 수도 있다. 

인류세 도입에 대한 논란  

하지만 지질학적인 관점에서 인류세 도입은 그 증거가 되는 퇴적층의 두께가 불과 1mm 정도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시간의 범위가 너무 짧다는 문제가 있다. 현세인 홀로세의 메갈라야절 역시 2011년에 제시된 시대 구분으로, 약 4,300년 정도의 변화를 기준으로 정한, 충분히 실험적인 결정이었다. 그런데 만일 인류세의 도입 시점을 1945년으로 잡는다고 해도 그 증거가 되는 변화들을 관찰한 것이 100년도 채 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근거가 매우 약하다는 지적이 있을 수밖에 없다. 

인류세의 또다른 의미 

인류세 도입이 시기상조라는 일부 학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많은 학자들이 인류세 선언이 필요한 강력한 이유로 바로 지구 위험 한계선을 들고 있다. 지구 위험 한계선이란, 인류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반드시 보존해야 하는 최소한의 지구 환경 영역들을 이르는 개념으로, 급격한 환경 변화로 인해 이 한계선이 이미 무너지고 있으며, 실제로 여러 재앙들이 생겨나고 있다는 주장이다. 
 
따라서 인류세의 선언은 단순히 지질학적 이론의 새로운 제시를 넘어, 인류가 지속적인 생존을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지구 상태를 유지하고 보전하고자 하는 데에 더 큰 의미가 있다. 화재가 발생하면 화재경보가 울리듯이, 인류세의 선언은 그러한 각성의 사이렌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질시대를 새롭게 구분 지을 만큼 인류가 급격하게 바꿔놓은 지구 환경이, 더 이상 되돌릴 수 없는 회복 불가 상태로 가기 전에 인류세 선원과 함께 전 지구적인 개혁과 변화가 필요하다. 개인적으로는 화석연료를 쓰는 자동차의 전세계 생산 공장이 일제히 가동을 중단하는 협약부터 시급하다고 생각한다. 말도 안되는 규제부터 시작하지 않으면 종국에는 말도 안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그것이 인류의 멸망이라도 이상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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