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구매한 나의 아름다운 맥북 에어 13을 3년 지난 지금도 너무 잘 쓰고 있다.
요즘은 모바일로 다 하지만 그래도 가끔 인터넷 뱅킹이나 공공 누리집 회원 가입 시에 설치할 프로그램들이 있다 보니 윈도우 PC는 하나 있어야 해서 저렴한 올인원 PC로 다른 가족들과 함께 쓰고, 글 좀 써보겠다고 큰맘 먹고 지른 맥북 에어는 1인 카페를 운영하는 쓸쓸했던 나의 친구가 되어주었다.
그렇게 3년을 맥북 에어만 쌩으로 사용하다가 갑자기 몇 달 전 무엇에 홀린 듯 맥북 전용 마우스와 키보드를 질렀다. 그런데 일반 마우스와 키보드만 쓰다고 보기에도 아까운 맥북 전용 마우스와 키보드를 쓰려니 도저히 손에 익지가 않는 거다. 특히 마우스는 버튼을 클릭하는 세기와 커서의 속도 등을 아무리 조절해 보아도 일반 마우스처럼 편하지가 않았다. 더군다나 마우스 위에서 손가락을 쓸어내리거나 올리는 등의 제스처로도 화면이 뒤로 가거나 커서가 좌우로 움직이는데, 익숙하지 않아 통제가 잘 안 되니 화면이 막 제멋대로 움직이기 일쑤였다.
그렇게 한 달 넘게 짜증을 내며 손에 익히고 나니 세상 편할수가 없다. 문제는 키보드다. 사실 노트북을 거치대에 올려서 눈높이에 맞추고 키보드를 책상 위에 두고 사용한다면 모를까, 위 사진처럼 바로 앞에 키보드를 놓으면 화면이 더 멀어져 안 그래도 작은 화면이 잘 보이지가 않는다. 게다가 같은 맥북 제품이지만 맥북 에어의 키보드의 느낌과 액세서리 키보드의 느낌은 또 너무 많이 달랐다. 결국 한 달 만에 키보드는 치워버렸다.
글 쓰는 시간이 길어지는 마법의 도구
맥북 에어 13은 가볍고 작아서 휴대하기 좋지만, 화면에 작아서 오래 모니터를 보며 일을 하기에는 부적합하다. 처음에는 지금처럼 이렇게 오래 책상에 앉아서 노트북으로 일을 할 줄 몰랐기 때문에 (스벅에 들고 가서 간단하게 부업이나 하면서 커피나 마실라 그랬지...) 가벼운 사양으로 구매를 했었다. 하지만 블로그 글 쓰기에 열을 올리기 시작하면서 하루 8시간 이상 책상에 앉아서 모니터를 보다 보니 안 그래도 망막박리로 수술한 눈의 시력이 많이 떨어진 데다 노화까지 온 안구가 너무너무 피곤한 거다. 그도 그럴 것이 글을 쓰기 위해 웹사이트만 기본 20개씩 뛰워놓으니 여기저기 왔다 갔다 하는데 눈이 빠질 것 같았다.
확장 모니터만 있으면 참 좋겠다 좋겠다를 수 백번 속으로 외치다 지난 달 초에 내 생일이라고 시어머님께서 통장으로 꽂아주신 용돈 10만 원으로 드디어 모니터를 질렀다. 어차피 노트북 보다 조금 더 큰 사이즈면 되고, 화면만 잘 나오는 모니터 본연의 기능만 있으면 되니 굳이 좋은 사양, 브랜드 제품이 필요하지 않았다.
그렇게 찾다보니 주연테크의 모니터가 눈에 띄었다. 주연테크면 브랜드 제품인데, 거기다 가격도 8만 원대로 저렴했다. 중국에서 해외배송 되는 1,2만 원 더 저렴한 제품도 많았지만 배송 기간도 더 걸리고, AS는 언감생심이기 때문에 1,2만 원 정도는 더 투자할 가치가 있었다. 그렇게 받은 주연테크의 22인치 Full HD 모니터가 내게로 왔다.
미리 구입해둔 맥북과 HDMI 연결 케이블을 꽂아만 주니 바로 모니터 ON.
나 진짜 이게 너무 좋은 거다. 사실 모니터가 좋아서라고 딱 집어서 말할 순 없다. 그냥 옆에 확장 모니터가 있으니 그게 너무 좋았다. 화면을 확장해서 볼 수 있으니 웹사이트가 많이 뛰워져 있어도 필요한 사이트를 금방 찾아서 클릭할 수 있고, 보고 쓸 내용들을 양쪽에 펼쳐놓고 쓸 수 있으니 업무효율이 진짜 1000% 이상 올랐다. 아마 누가 갖다 버린 초소형 모니터라 해도 연결해서 볼 수만 있었다면 나는 쾌재를 불렀을 거다. 아마 너무 좋은 모니터를 샀으면 그 역시 좋았겠지만, 살짝 아까울 뻔했다.
맥북에서 확장 모니터 설정하기
어려울 것 하나 없다. 일단 시스템 설정 - 디스플레이로 들어간다. HDMI 케이블로 맥북과 모니터를 연결해 놓으면 아래와 같이 LED MONITOR란 이름으로 추가된 모니터가 보인다.
추가한 모니터 맥북의 어느쪽에 놓고 쓸 것인지 결정하여 '정렬' 버튼을 눌러 마우스를 LED MONITOR 그림에 갖다 대고 위치를 이동시켜 주면 된다.
아래 그림처럼 주황색 배경화면의 추가 모니터가 맥북의 오른쪽, 맥북의 뒷쪽, 맥북의 왼쪽에 각각 위치시킬 수 있다. 마우스 커서를 눌러서 모니터를 끌어서 원하는 위치에 놓으면 된다.
그 아래에 '다음으로 사용'이란 메뉴가 있고, 3개 중 한 개를 선택하도록 되어 있다. 어떤 모니터를 메인으로 쓸 것인지 설정을 하는 건데, 여기서 클릭하는 건 맥북을 말한다. 즉, 여기서 메인 디스플레이에 체크를 하게 되면 맥북이 메인이 되고 추가 모니터가 서브가 되는 것이고, '확장된 디스플레이'를 선택하면 추가한 모니터가 메인이 되고 내 맥북이 서브 모니터가 되는 것이다. 미러링은 양쪽 모니터에서 동일한 화면이 나오게 하는 것이다.
이렇게 설정하고 나면 바로 맥북 에어의 13인치 화면이 2.5개가 되는 마법이 일어난다. 아직도 노트북으로 눈 크게 뜨고 열었던 페이지 찾아 헤매지 말고 하루에 2시간 이상 노트북을 쓰신다면 꼭 보조 모니터를 연결해서 업무 효율을 극대화하자. 기분 탓인지 모르겠는데 모니터를 하나 더 추가하니, 페이지 로딩 속도도 조금 더 빨라진 듯하다. 작은 화면에서 페이지 로딩하는데 맥북 에어도 고생 좀 많았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