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환경책 추천 2. - 동물권을 묻는 십대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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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환경 보호를 이야기할 때 '채식주의'혹은 '비건'을 언급한다면 조금 생소할 수도 있다.

환경 보호라는 것이 쓰레기 안 버리기, 분리수거 잘하기, 대중교통 이용하기, 일회용품 줄이기 등 '자원'과 '기후'에 국한되는 경우가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나 역시 이 책을 통해 인간과 더불어 이 지구를 터전으로 살아가는 동물들의 '동물권'을 보호하는 것 역시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가 자연의 일부로서 그 권리를 존중받아 마땅하며, 인간이 지구의 지배자가 아니라 지구를 삶의 터전으로 잠시 빌린 '세입자'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그동안 자행해 오던 지구 오염과 파괴를 멈춰야 함에 있어 꼭 해야 하는 일임을 처음 깨닫게 되었다.  

 

 

책의 초반에는 채식주의와 비건의 차이, 그리고 흥미로운 비건의 역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책의 중반부터는 고기를 먹는 '육식'이 왜 자연스러운 현상이 되었고, 채식에 대한 잘못된 오해와, 채식이 진정 필요한 이유와 실천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한다. 

 

고기를 안먹어도 건강하게 살 수 있을까? 

 

채식을 하는 이들은 본인들의 건강을 위해서 혹은 환경보호, 또는 동물 보호 등 다양한 목적을 가지고 시작한다. 하지만 채식 실천을 위해서 꼭 짚고 넘어가야 하는 문제가 있다. 바로 고기를 먹지 않고 채식만으로도 건강하게 잘 살 수 있느냐이다.

여러 의학적, 영양학적 연구에서도 밝혀졌으며 실제로 비건으로 3대가 건강하게 살아가고 있는 가족도 있고, 이 책의 저자 역시 비건이 되고 난 이후 각종 피부질환이 사라졌다고 한다. 

 

비단 고기 자체뿐만이 아니다. 강제적인 임신으로 평생 젖을 짜내야 하는 암소에게 나오는 우유. 항생제 덩어리로 키워진 닭이 낳은 달걀 역시 평생 먹지 않아도 인간은 아무런 문제 없이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다.

인간이 육식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주된 이유가 '단백질' 섭취이지만 결국 소, 돼지, 닭의 단백질은 그들이 먹는 식물에서 나오는 것이다. 또한 지구상의 육식동물 중 대다수의 몸집이 좋은 동물인 코끼리, 고릴라, 말, 소등 역시 초식 동물임을 감안하면, 인간이 식물만 먹고도 제대로 에너지를 못 낼 이유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특히 사람은 갓 태어나 엄마의 젖을 먹고 어느정도 자란 이후에도 끊임없이 동물의 젖, 즉 우유 먹기를 사회적으로 강요받는 것은 축산업을 유지시키는 하나의 소비촉진 마케팅의 일환일 뿐 (이건 나의 생각) 인간의 성장 속도보다 3배나 빠른 동물의 젖을 다 커서도 먹는다는 것은 인간의 비정상적인 발육을 촉진할 뿐이다. 더군다나 고기 자체를 가공한 햄버거, 스팸, 소시지 등의 명백한 발암물질인 육가공 식품의 섭취는 고기로부터 얻고자 하는 영양소의 득 보다 훨씬 더 큰 실이라 할 수 있다.  

그에 반해 현미, 메밀, 콩, 퀴노아 등의 곡물과 아보카도와 같은 과일에는 다양한 비타민, 단백질 뿐만 아니라 인간 생명에 반드시 필요하다는 9가지 필수 아미노산이 모두 들어있다. 

 

고기를 먹는 것이 나쁜 것이 아니라 먹기 위한 공장식 축산이 문제다. 

 

우리가 동물의 식성을 말할때 '초식성', '육식성' 그리고 '잡식성'으로 나눈다. 그중 우리 인간은 오래전부터 '잡식성'으로 살아왔다. 즉, 채소와 고기를 함께 먹으며 영양분을 섭취하고  소화할 수 있는 소화기를 가진다. (물론 고기는 굽고 잘게 자라서만이 소화가 가능하다.) 

농사를 짓기 전 까지는 그저 나무에 열린 과일이나 뛰어다니는 토끼, 사슴, 멧돼지 등을 사냥하여 먹고 살았지만 농사가 발달하고 한 곳에 머물러 살게 되면서부터 인간은 다양한 곡물 섭취가 가능해졌다. 잡식성인 인간은 한 곳에 살면서도 고기를 먹을 수 있도록 인위적으로 우리에서 '가축'을 사육하기 시작했고 온순하고 인간생활과 공생이 가능한 개, 소, 염소, 돼지, 닭등으로 확대되었다.   

오늘날 우리는 '공장식 축산'이라는 잔인한 방식을 통해 국내에서만 한 해 식용을 위해 도살하는 동물의 수가 12억 넘으며 전 세계적으로는 1분당 12만 4천 마리의 동물들이 도살당하고 있다. 여기에 생선, 해산물, 회, 물고기라 불리는 물살이의 죽음은 정확한 숫자조차 가늠하기 힘들 정도로 엄청나다. 

 

이 책에는 '공장식 축산'이 왜, 어떻게 나쁜지에 대해 자세하게 이야기하고 있진 않다. 내 스토리에서 한 번 다룬 바 있으니 참고하면 좋을 듯하다.

공장식 축산에 대해 짧게 설명하면, 공장식 축산은 짧은 시간안에 많은 개체를 생산시키기 위해 인위적으로 출산과 임신을 시키고, 근육과 살이 많고 빨리 크게 하기 위해 과도한 사료, 항생제를 비롯한 각종 주사등을 맞히면서 움직일 수 조차 없는 우리 안에서 키우다 먹기 위해 잔인한 방법으로 도살하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채식을 하는 것은 이러한 '공장식 축산'으로 인간의 식탁에 올라온 고기들을 먹지 않는다는 의미이며, 궁극적으로는 지금껏 인간의 이기로 짓밟힌 동물권을 보호한다는 의미이다. 동물들도 인간과 같은 고통과 슬픔을 느끼는 생명체인 만큼 그들보다 사고하는 뇌의 '우월함'을 이유로 인간이 인간을 제외한 다른 동물들을 마구잡이로 살상할 이유도 권리도, 그러한 권한도 없다. 

 

 심리학자 멜라니 조이의 육식주의 개념 - 4N

 

저자는 심리학자 멜라니 조이가 처음 내세운 '육식주의'에 대한 개념 4N을 자세히 설명한다. 

 

  1. Natural : 육식은 자연스럽다. 
  2. Normal : 육식은 정상이다.
  3. Necessory : 육식은 필요하다. 
  4. Nice : 육식은 맛이다. 

 

육식에 대한 이러한 4가지 고정관념이 '채식주의'는 굳이 이유를 설명해야하는 비정상적인 가치관이고 '육식주의'는 자연스럽고 필요한 행위이며 설명이 필요 없는 행위로 규정한다. 따라서 이 4가지 고정관념을 바꾸는 변화가 우리에게 필요하며, 채식주의(비건)에 대한 '하나의 식사법'으로서의 인정이나 이해를 넘어 더 많은 사람들이 채식주의를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동물권 보호를 위한 단 하나의 방법 - 채식 

 

굳이 채식주의를 실천하지 않아도 동물권 보호를 위해 공장식 축산만을 없애면 되지 않냐고 반문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시장경제의 논리가 돌아가는 한, 수요를 맞추기 위한 공급이 절대 사라질 수 없다. 육식 인구가 줄어들지 않는 한 그 많은 양의 돼지와 소, 닭들을 모두 방목하여 키우기란 절대로 불가능하다. 

또한 동물복지의 한 방식으로 동물을 사육하여 고기 및 유유와 달걀을 얻는다 하더라도 동물의 고통을 인간의 고통과 같은 선상에서 다루자는 진정한 동물권을 실현시키기 위해서는 어떤 방식으로든 육식을 하지 않아야 한다. 그런 면에서는 궁극적으로는 멜라니 조이가 언급한 육식과 채식에 대한 인식 개선의 노력과 육식의 기름진 맛을 대신할 수 있는 비건 음식의 개발 및 비건 식품에 대한 가격 안정화가 빨리 이뤄져야 한다. 

더 많은 사람이 육식을 금하고 채식을 함으로서 모든 공장식 축산이 사라지고 예전처럼 동물들이 인간과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은 불가능하지 않다. 실제로 이미 전세계적인 비건의 숫자는 해가 갈수록 급증하고 있다고 한다. 극소수에 불과했던 '별난' 사람들의 끊임없는 목소리와 실천이 동물권을 실현하는 날을 앞당기고 있는 것이다. 

 

나의 인생도 비건 인생이 될 수 있을까. 

 

현재로선 거의 불가능해보인다. 

카페라테를 매일 같이 즐겨마시고 아이들을 키운다는 이유로 미역국, 뭇국, 볶음밥, 카레 등 많은 요리에 소고기나 돼지고기를 꼭 넣는다. 고기를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고기가 빠지면 메뉴의 다양성이 확 줄어들기 때문에 요리를 하는 엄마의 입장에서는 고기가 없는 냉장고는 사실 상상하기 어렵다. 

하지만 이번에 도서관에서 우연히 빌린 이 책 한 권이 나와 아이들의 생각을 바꿔 놓았다.

생전 처음 들어보는 '동물권'에 대해서 알게되었고, '비건'에 대한 정확한 의미도 알게 되었다. 7살, 11살 아이들이 완벽히 내용을 이해하긴 어렵겠지만 나는 책을 함께 읽고 아이들과 대화를 하면서 채식주의가 왜 환경을 살리고 동물을 살리는 일인지, 또 왜 그것이 필요한지에 대해 조금이나마 이해하고 받아들이게 되었다. 

 

저자가 말한 것처럼 앞으로의 미래를 바꿀 지금의 십대들이 꼭 한 번 이 책을 읽고 깊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 필독서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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