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올 해도 두 달여 남짓 남았다.
울긋불긋 다 물들지 못한 채 바람에 떨어지는 단풍잎을 보면서 문득 나의 잠자고 있는 마일리지가 궁금해졌다.
결혼 전 5년 동안 열심히 출장 다니며 모은 마일리지가 코로나 사태로 몇 년 유예 기간을 가지긴 했지만 10년은 더 지났을 것 같은 마일리지의 행방에 갑작스럽게 등에 식은땀이 났다.
나는 마시던 커피를 내려놓고 당장 컴퓨터 전원을 켰다. 대한항공 마일리지는 신혼여행부터 가족 국내 여행 등으로 차곡차곡 써먹은 탓에 거의 남아있지 않았고, 아시아나 마일리지는 장거리 여행을 위해 손도 대지 않고 있었다. 2년 전쯤 확인했을 때 남편과 둘이 북미는 왕복으로 한 번 다녀올 수 있는 마일리지가 남아있었는데 그 사이 어떻게 되었는지 확인해 보지 않았다.
아시아나 마일리지 유효기간
마일리지 유효기간은 회원등급별로 다르다. 뭐, 대다수가 다이아몬드 회원에는 해당이 되지 않을 것이므로 적립일로부터 10년으로 보면 될 것 같다. 보통은 마일리지를 특정 한 해에 몰아서 적립할 수 있는 것이 아니므로 여러 해에 걸쳐 적립된 마일리지는 유효일도 각기 다를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잘 모아서 멀리 해외여행 갈 때 사용하려고 아끼고 아끼더라도 결국은 첫 마일리지 유효기간인 10년 내에 다른 마일리지도 모아서 기한 내에 써야만 한다. 너무 당연하지만 이런 점 때문에 나처럼 미루기만 하다 결국 미주 왕복의 기회를 이번에 놓치고 말았다.
아시아나 마일리지 적립 및 소멸예정일 확인
우선 아시아나항공 홈페이지로 들어간다.
로그인을 한 후 우측 상단의 사람(MY) 이모티콘을 클릭한다. 한눈에 보기좋게 총 마일리지와 소멸 예정 마일리지를 확인할 수 있다.
소멸 예정 마일리지의 + 아이콘을 클릭하면 기간별로 언제 몇 마일리지가 소멸되는지 자세히 확인할 수 있다.
내 경우 2023년 12월 31일자로 총 12,003점이 소멸된다고 나온다. 사실 어제까지만 해도 17,000점이 더 있었는데, 오늘 이 마일리지를 사용했다. 항공권이 아닌 숙박권으로! 그래서 남은 점수가 12,003점이 된 것이다. 아, 2,800점도 이마트 장 볼 때 2만 원 할인으로 사용했다.
소멸 에정 마일리지 검색은 마일리지를 아깝게 버리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 반드시 체크해야 한다.
특히 올해 여행 계획이 없다면 매해 초, 그 해에 소멸될 마일리지를 확인하여 다른 곳에 쓸 수 있도록 미리 계획을 세우자.
아래와 같이 날짜를 설정한 후 조회하면, 해당 기간 내에 소멸될 마일리지가 표기된다.
아시아나 마일리지 사용하기
홈페이지 상단의 메인 메뉴들 중 마지막 메뉴인 아시아나클럽에 마우스를 갖다 대면 하위 메뉴들이 나온다. 그중 마지막 메뉴인 마일리지 사용몰로 들어가 보자.
생각보다 많지는 않네? 그러니깐 내 말은.... 생각지도 못했지만 막상 기대하고 들어가 보면 일상 속에서 쉽게 쓸 수 있는 마일리지가 많지 않다는 뜻이다. 이마트에서 현금처럼 쓸 수 있다는 게 가장 일상생활과 밀접한 마일리지 사용처인 듯하다. (2,800마일리지=현금 2만 원, 단 오프라인 매장에서 7만 원 이상 결제 시 사용 가능) 영화를 좋아한다면 CGV 영화 예매도 가능하다.
나는 3만 마일리지를 올 해 안에 써야 했으므로 의미 있는 가족 여행을 위한 숙소를 예약해 보기로 했다.
지난 5월부로 백수가 된 나는 돈은 없었으나 시간은 많았기에 남편이 쉴 수 있는 날을 골라 소노문 리조트에서 1박 하기로 했다. 당연히 평일 월~목요일 까지 보다 금요일이나 토요일 숙박 마일리지 차감이 더 많이 된다. 따라서 가능하면 평일 하루를 끼워서 일, 월 일정으로 가보는 게 좋을 듯하다. 나 역시 평일 예약으로 17,000점의 마일리지를 사용하였다.
소노문 리조트는 전국 각지에 분포되어 있기 때문에 본인 거주지와 가까운 곳 혹은 가보고 싶은 곳에 가까운 위치로 정해볼 수 있다. 한 달 정도는 여유를 갖고 (가능하면 비수기에) 예약을 하는 것이 원하는 일정과 장소를 선택할 수 있으니 빨리 빨리 확인해 보자.
특히 인원 수 제한이 있기 때문에 정원이 4인인 경우 최대 6인까지, 5인인 경우 8인까지 숙박이 가능하니 대가족일 경우 미리밀 서둘러야 한다.
우리 역시 양쪽 부모님들 중 어머님들만 모시고 총 6명이 여행을 가기로 확정했다. 원래는 시부모님을 모시고 갈 예정이었으나 아버님께서 갑자기 일이 생기셔서 못 가시게 되었는데 시어머님께서 안사돈 (우리 엄마)하고 같이 가면 좋겠다고 하셨고 엄마도 흔쾌히 좋다고 하셔서 역사적인 두 어머님을 모시고 가는 여행 계획이 성사되었다.
그래도 여전히 남은 올 해 안에 소멸될 12,000마일리지를 어디에 쓰면 좋을지 고민 중이다. 10,000 마일리지로 1인이 국내선 왕복이 가능한데 혼자 어딜 가서 무얼 하나 싶다. 이마트에 가서 좀 더 쓰거나 아직 올 해가 두 달 정도 남았으니 영화 몇 편 보는 게 최선일 것 같다.
어쨌든 우리는 늦게라도 소멸 마일리지를 확인하여 사용할 수 있게 되어 이 얼마나 다행인가.

아시아나 마일리지로 갈 수 있는 국가
내년에도 또 일부 마일리지의 유효기간이 다 되어 소멸될 것이기 때문에 내년에는 꼭 해외여행을 다녀와야 할 것 같다.
남편과 둘이 간다면 인도,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부탄, 스리랑카, 몰디브 등 서남아 국가까지 가능하고, 아이들과 다함께 간다면 일본이나 중국 정도가 여행이 가능하겠다.
몰디브라....캬~ 과연 갈 수 있을까? 비행기값은 그렇다치고 숙박비와 현지에서 써야하는 비용들까지 만만치 않으텐데 지금부터라도 돼지 저금통을 좀 많이 먹여둬야겠다.